250823 남의 얘기 하는건 재미가 없다. 하고 싶은 얘기를 스스로 정리하고 누군가가 궁금해서 못 견딜만한 내러티브를 구성해서 그걸 통해 먹고 살 수 있을 만한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250817 만약은 없다. 만약은 그때의 나를, 그때의 우리를, 그때의 그를, 그때의 그들을 이해하지 않는걸 넘어 간과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다.
250812 왜 자꾸 다른 사람의 말을 빌리지.
250810 모든 것을 명확한 언어로 붙잡지 않아도 괜찮다. 단어로 움켜쥘 수 없는 것들도, 붙잡히면 스르르 흩어져버리는 것들도 있다. 그런 노력을 하기 보다는 그 너머의, 그 주변의 혹은 다른 곳의 애매한 것들을 찾으러 가는 편이 나을 수 있다.
250808 감정 기복이 없어 보이는 사람은 신기하다. 중요한걸 명확히 알고 그렇지 않은 것들에 마음을 쓰지 않는 것일까.
250805 차는 엄격한 중앙 통제 하에서만 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실과 진실과 상관 없이 어쨌든 우리는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250802 hooligan to a few things. 사회적 합의를 거친 소통 수단으로서의 언어도 중요하지만 순간의 감정과 의도를 짚어내기 위한 언어 역시 중요하다.
250728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개인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이다. 의존하는 시스템은 건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데 다른 말로 시스템 내에서의 역할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분배되지 않는다. 역량이 충분치 않은 이들이 어떻게든 자리를 차지한다 하더라도 시스템은 어떻게든 작동한다.
250724 꼭 쥐지 못한 언어로의 기술은 불완전하고 무의미하다. 어디에서나 배울 것이 있고 기록은 느낌을 한 번 언어화한다는데 있어 유용하다. what's my point of view?
250719 권선징악은 당연하지 않고 대부분의 쾌감은 설계된 것이다. ~~하니까 ~~해야 하는게 뭐가 그리 많은지 귀를 막는 법을 다시 익혀야 한다.
250718 누군가에게는 나의 철없는 모습이 영감이 된다고 한다. 내가 원하는 건 영감이 되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되는 건데. 나는 전략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다. 나는 그때 그때 하고 싶은 선택을 한다 - 그리고 이건 나의 크나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어쩌면 내 양 팔의 지금 여기는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모습이다.
250717 원피스에서는 큰 흐름 속에서 개인의 역할과 한계, 운명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해적왕을 꿈꾸던 인물이 왕이 나타날 시기가 아닌 걸 깨닫고 후에 나타날 시대의 주인공을 위한 발판-연결점-거름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내는 이야기라던데(직접 보지 않고 들은 이야기여서 확정된 스토리인지는 정확하지 않다만) 운명을 받아들인 자의 이야기, 받아들이는 과정의 이야기, 본인의 결함이 아닌 시대의 흐름과 탄생 시기 때문에 꿈을 포기하게 된 자의 이야기. 그 과정에서 겪었을 분노와 무기력감, 좌절과 슬픔은 어떤 것이었을까. 만화일 뿐이지만, 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모든 이야기는 현실을 거름으로 피어나고. 세종 전에 태종이 있었고 그 전엔 세조와 그 전엔 또 헤아릴 수 없는 인물들이 있었고. 운명은 정해져 있다고 꽤 믿는 편이고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말 만큼 나이브한 말도 없다고 생각한다. 운을 타고 난 자의 무지함, 경험이 한 인물의 세계를 만들고 때로 그 세계는 편협하기도 하다. 매트릭스에서 오라클은 네오가 할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고 그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흐름을 읽고 역할을 이해하고 운명을 받아들이면 내가 해야만 할 일은 명쾌해질 터이다. 모든 게 정해져있으니 마냥 손 놓고 있자는 태도는 경계해야 하지만(이 생각 또한 이미 정해져 있었을 지도 모른다) 모쪼록 주어진 역할 앞의 뿌연 안개가 걷힌 후에, 모든 것이 명확해진 후에, 그것이 내가 바래왔고 원하는 무언가와 많이 닿아 있어 기쁘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되게 종교적인 글이 되었는데. 이렇게 종교를 성경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조금 더 어른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이 시기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이미 정해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250715 어쩔 수 없고 그럴 수 있다는 태도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세상엔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 없다.
250712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간다. 결정권자는 한 명이면 충분하다. "물론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다시 자기 자신이 되었을 뿐이지만 그로칼랭은 용감하게 시도해서 완전히 허물을 벗었다. 변신은 내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가장 아름다운 일이다."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250710 지키려는 가치가 있다는 건 고지식하다는 것. 쓸모 없이 혹은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이란 건 없다. 시상식이 끝나면 결국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my lips are blue and you just don't get it
250707 여유를 가지는 건 단순 정신건강이나 기분의 얘기가 아니다. 라는걸 꺠닫고 있다. 잉여의 시간이 필요했구나 느끼게 된다. 별 걱정 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걸 해 보면 된다.
250705 내가 할 수 밖에 없었던 선택의 상황에 상대방을 몰아넣음으로서 너도 나와 같다는,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명과 위안을 얻으려는 것. 죽음으로 맞바꿀만한 가치를 찾아 실천하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는 것. "이 시리즈는 전형적으로 캐릭터를 말처럼 다룬다" (이동진) 캐릭터에 대한 예의, 말로서의 캐릭터, 그에 따른 진정성에의 영향
250704 며칠 고생한 진 두 권이 끝났다. 데드라인까지 10의 시간이 있었다면 8은 마음이 불편한 채로 밍기적거리다가 2의 시간에 모든게 끝났다. 8의 시간 만큼의 고민이 필요했으리라 믿는다. 충분한 동기와 데드라인만 있으면 뭐든 해 낼 수 있을것만 같다. 또 느끼는 것: 부정적인 생각이 들게 하는 것들은 끊어내야 한다. 4월 1일부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여유로운 시간은 필요했었나보다. 부모님이 헤이그 시절 사람들 모임에 다녀오셨다. 같은 시기 네덜란드에 살던 다른 한인 가정 자녀분이 십여 년 전 WT를 졸업하셨다고 한다. 좋은 학교이고 무엇보다 나에게 필요한 학교라는 것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 고민이 있었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 도움을 받았다. 먼저 졸업하신 분도 나보다 어른이시고 그 분의 부모님께서도 우리 부모님보다 연배가 있으시고 존경스러운 분들이셔서, 그 분들의 말이 큰 힘이 되었다. 소회를 남겨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뒹굴거리다가 앉았는데, 조금 멍- 하다. 여름 반팔은 검정색이어야 한다.
250629 멋진 인스타 스토리만 올리는 것도 완벽주의 강박 나아가 많은 것에 어떤 절대적 관점을 가지고 평가하는 사람이라는 증거가 된다. 조그만 오류라도 있으면 작동하지 않는 점이 코딩을 멀리 했던 이유기도 하고 이래 저래 그냥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국 비슷한 얘기를 듣고 하게 되지만 언제 누구의 입을 통해 듣는지 청자가 얼마나 준비되었는지가 관건이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 않는다. <교육> 교육에 관한 생각을 자주 한다. 가르치고 싶은 욕망이 충분히 있는지 모르겠지만 배우고픈 욕망은 차고 넘친다. 자연스레 지나온 교육에 관한 평가와 더불어 괜찮아 보이는 교육 모델이 정리되고 있는데 특히 고등 교육에서 교육자는 피교육자의 가능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응원할 필요가 있다. 결국 답은 원래부터 네 안에 있어 뭐 그런 내용인데 아무리 훌륭한 교육자도 능력의 형태에 있어 피교육자의 성향과 개성을 완벽히 우산 아래 둘 수 없다. 심지어 꽤 자주 피교육자는 어떤 부분에서 교육자보다 뛰어나다. 좋은 교육자는 피교육자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어떤 이유에서든 닿지 못했을지언정 조금 더 일찍 나고 더 많이 본 선생으로서 레퍼런스를 공유하고 적절한 감탄과 응원으로 용기를 심어 주는 사람이 아닐지. 시야가 넓고 그릇이 넓고, 순수하게 타인의 빛나는 가능성에 감탄하며 즐거워할 수 있는 사람. 많은 경우 피교육자는 스스로 자기 확신을 가지기에 부족하거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자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곳엔 재단사만 많고 서포터는 드물다. <전시> 특히 디자인 전시에서의, 분야의 타고난 운명 덕분에, 자기 표현 허용의 정도에 대한 고민. 개인적인 동기에서 충분히 확장되지 못한 전시는 수명이 너무나 짧다. 전시자가 흘렸을 땀이 아까울 정도로. <큐레이팅> 디자이너라면 적어도 타이틀 레터링 정도는 꼭 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 생각은 틀렸다. 적절한 요소를,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 아니더라도, 애초에 순수 창작이라는게 가능치도 않지만, 여기 저기서 대여하고 끌어 와 알맞게 배치하고 내러티브를 꼭 맞게 짜 내는 사람이 좋은 디자이너가 아닐까. 그런 면에서 디자이너는 큐레이터와 유사하고, 사실 세상 모든 일은 큐레이팅이다. 어떤 것도 순수하게 창작될 수 없다. 다만 얼마만큼 넓게 볼 것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기준이 필요한데, 마냥 기준을 넓히고 일반화시킨다면 모든건 결국 같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예리하게 짚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이가 동의할 만한 기준이 필요하다.
250625 나는 꽤나 감정적인 사람이고 이런 걸 알려면 새로운 환경에서 타인과의 마찰이 필요하다. 역할과 권한이 명확히 설정되지 않은 협업은 피곤하다. 구성원이 모두 스트라이커인 경우 더 그렇다. 어떤 일들은 어느 순간 더 이상 이런 일은 하지 않아도 괜찮겠구나, 생각이 든다. 재밌었으면 됐다. 한 가지 기준에 매몰된 사람은 그 잣대로 모두를 평가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얼마간 견고해지는가 했던 가치관을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여전히 확실히 말하는 건 어렵다.
250622 모아쓰기는 그림같은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낭만적이고 공감되는 말이다. CJK 문화권 사람들은 글을 그리고 의미를 부여한다. 비행기표랑 에어비엔비를 샀고 사자 마자 일찍 가야 되지 않겠니라는 걱정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아니 내가 얼마나 고민하다가 샀는데 순간 조금 싫었지만 다 생각해서 그러시는거지 했고 앞으로 남은 시간은 또 어떻게 보내야 하나 싶다. 동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게 맞고 아무 자리 없이 떠다니고 있다. 9월이면 다시 달리겠지만 아무 일 없는 하루는 더 길게 느껴진단 말이지. 톤은 항상 중요하다. '나는 너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톤을 가진 사람의 말은 정말이지 1초도 듣고 싶지 않다. 좋은 교육은 무엇일까, 라는 대화를 얼마 전에 했었었는데. 동석했던 사람의 의견은 결국 교육은 크게 소용이 없다, 무언가를 가르치고 일깨워주는게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얼마나 빨리, 뻔뻔하게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교육 기관은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멋지다는 인상을 심어 주어야 한다. WT어플리케이션 프로세스에서 포트폴리오 편집, CV, 모티베이션 레터, 영상 모두 정말 하고싶은 대로 했다. 마음에 안 들면 떨어뜨려라 어차피 나는 이 나이에 이 상황에 어딘가에 맞춰 가면서 돈을 내고 가야 하는 곳이라면 가고 싶지 않다 그런 건방진 애티튜드로, 그래서 합격이 더 값졌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침내 인정받은 느낌. 돌이켜보면 20대 초반부터 나는 건방진 애티튜드를 유지하려 애썼다. ■■■■의 ■■님은 ■■■■■ 작업에서 타이포그래피를 교육이 그 자체로 왠지 고리타분한 느낌이어서 카세트 테이프라는 매체를 채용하셨다고 한다. 그 정도의 단순한 명쾌함이 필요하다.
250619 귀찮다 = 무슨 이유에서 지금은 그 일을/결정을 피하고 싶다
250617 결정을 내리는 건 어렵지만 언젠가는 해야만 한다. 종종 나는 있는 힘껏, 최대한, 마지막까지 그 순간을 미룬다. 그러니까 오늘은 꼭 비행기표를 예약해야겠다고..
250616 오늘 아니 어제 시작된 이 일에 대해서 마음이 어떻게 흘러갈지 잘 모른다. 부디, 최대한 미움 없이, 어쩔 수 없는 바이프로덕트는 금방 날려보낼 수 있길. 언제나 바라듯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그냥 모두 다 행복하길. 동생은 아빠가 되었고 아기는 3키로가 조금 안 된다고 한다. 따라간 스튜디오 방문에서는 예전과 다른 인상을 받았다. 내가 있어야 할 / 있고 싶은 세그먼트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서울에서의 사 년은 그런 의미에서 헛되지 않았다. 조바심이 나는데 릭 루빈의 책이 이따금 도움이 된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꽤나 피로하면서 즐거운 일이고, 저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작업으로 한 눈에 보여줄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텍스트는 충분히 모았고 이미지가 필요하다.
250608 사람들은 삶을 압축해 놓은 것을 관망하길 좋아한다.